대전 대덕경찰서 117 친구사이 밴드

▲ 대전 대덕경찰서 117 친구사이 밴드가 경덕중학교 졸업식에 방문, 공연을 하고 있다.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졸업식이 한창 진행되던 지난 주 대전의 한 중학교 졸업식장에 이들이 뜨자 연예인이 온 것 마냥 학교가 들썩거린다.

졸업식장은 한순간에 축제의 장으로 바뀌고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어깨춤과 박수가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온다.

학부모들은 이들이 하는 역할극 등의 공연을 보면서 요즘 아이들의 실상을 체험하고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아이들은 딱딱한 졸업식, 지루한 학교폭력 예방 교육 대신 신나는 졸업식, 실감나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통해 새출발을 준비한다.

학생들에게 추억이 담긴 졸업식을 선사한 이들은 바로 대전 대덕경찰서 117 친구사이 밴드 동호회로 지난해 3월부터 학교폭력 예방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 대전 대덕경찰서 117 친구사이 밴드가 역할극 공연을 하고 있다.

대덕서 117친구사이밴드는 149 방범순찰대 대원 5명으로 구성, 보컬에 양창훈 상경, 드럼에 박의태 상경, 일렉기타에 김동희 상경, 베이스 김성훈 상경, 기타 김성주 일경 등이 활동중이다.

이들은 대덕경찰서 음악동아리장에서 쉬는 시간을 활용해 학교폭력 예방교실 역할극과 춤과 노래 등을 연습한다.

117친구사이 밴드가 하는 학교폭력예방활동은 교실에서 영상물 등을 틀어놓고 하는 딱딱하고 정형화된 형식이 아닌, 음악과 역할극과 함께하는 형태로 학생들의 호응이 매우 좋은 편이다.

지난 한해동안 경덕공업고등학교, 신탄진고등학교, 송촌고등학교, 경덕중학교, 중리중학교, 성모여고 등 각 학교를 돌아다니며 활동을 펼친 결과 현재는 학교 학생들에게 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유명하다.

▲ 학교폭력 피해자 나약해 군이 117에 문의하는 모습.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바로 '역할극' 공연으로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장면을 재연해 학생들이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극을 통해 알려준다.

역할극은 '가해자', '피해자', '경찰'로 역할을 나누고 배우 이름을 학생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가해자는 '강인한.강태풍', '피해자는 '나약해', 경찰은 '나경찰'로 정하고 대원들이 연기를 펼친다.

대원들의 연기도 수준급으로 학생들이 실제 사용하는 용어 등을 사용해 학생들은 순식간에 극에 몰입, 나약해 군이 학교폭력을 당하는 모습에 안타까워하고, 117 전화 등 대처하는 방법을 간접적으로 접한다.

또 중간중간 피해자 등의 심정을 노래 등으로 표현해 지루할 틈이 없는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한다.

학생들은 형과 오빠같은 대원들이 전해주는 역할극을 통해 상대의 기분 등을 간접적으로 느껴 가해자와 피해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자리가 된다.

또 드럼과 기타, 노래가 함께하는 공연을 통해 학생들이 학업 등으로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대전 대덕경찰서 117 친구사이 밴드 공연 모습.

노래도 이승기의 '음악시간', 투애니원 'lonely', 이적의 '하늘을 날리다',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 등 학생들이 잘 아는 노래로 준비해 호응을 이끌어 낸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해에는 대덕경찰서 학교폭력안전도가 전국 1위를 차지하는 등 전국에서 인정하는 우수동호회로 발돋음 했다.

대원들도 군복무 기간 동안 뜻 깊은 일을 할 수 있어서 뿌듯해 하고 있다.

밴드에서 베이스를 맡고 있는 김성훈 상경은 "경찰서에서 학교폭력 예방 활동으로 밴드를 모집한다고 해서 대학교때 배운 베이스를 활용하고 싶어 지원했다"며 "치안 및 방범 활동을 하면서 틈틈이 연습을 해야하는 등 준비 기간은 힘들지만 공연을 하고 나면 뿌듯하고 또 하고 싶어 진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폭력 예방 활동을 공연과 역할극을 함께 하면서 하니까 딱딱하게 하는 것 보다 기억에도 많이 남고, 나의 재능을 활용할 수 있어 좋다"며 "가끔 학생들에게 또 공연을 오라는 편지도 오는데 그럴때 참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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