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지역 홍보 역할까지 톡톡히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찰나의 순간을 영원하게 만드는 것, 바로 '사진'이다.

우리 아이의 커가는 모습을 하나하나 놓치고 싶지 않아 찍기 시작한 사진, 이제는 팔도강산은 물론 유성구의 순간을 담아 영원히 기억하도록 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대전 유성구청 사진동호회 회원들로 매월 넷째주 토요일 새벽 4시 사진을 찍으러 출발한다.

준비물은 삶은 계란과 따듯한 커피, 빵 등을 담은 배낭과 카메라와 렌즈가 들어간 카메라 가방이면 충분하다.

주말, 모두가 잠들었을 때 새벽 안개를 뚫고 목적지를 향해 가는 그들의 표정에는 첫사랑을 만나러 가는 사람들처럼 설렘으로 가득하다.

▲ '유성구청 사진동호회' 회원들이 부여 궁남지에서 아이처럼 해맑은 미소로 사진을 찍고 있다.

유성구청 사진동호회는 지난 2005년에 창단, 올해로 8년째 활동중으로 약 20여명의 회원이 사진과 함께 하고 있다.

이들이 새벽 4시에 모여 출사를 떠나는 이유는, 새벽에 찍는 사진이 그 어느때보다 멋지게 담기기 때문.

같은 장소라도 사시사철, 시시때때 그 모습이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장소를 여러번 방문 한 적도 많다고 한다.

전라도 마이산 인근에 있는 옥정호는 안개가 낀 모습이 환상적인데 3번을 방문해 겨우 사진을 1번 건졌다고 한다.

이밖에 덕유산, 화엄사, 장태산, 내장산, 부여 궁남지 등으로 대전 인근 뿐 아니라 전국 곳곳 안 가는 곳이 없다.

해외도 출사를 나가봤다. 지난 2011년에는 7박 8일로 중국 동티벳을 다녀왔는데 몇년간 회원들이 적금을 넣어 다녀온 소중한 여행.

내년에는 유럽을 가기 위해 지난해 부터 또 저금을 하고 있다.

▲ '유성구청 사진동호회'의 전시회.

이들은 특히 유성지역의 관광명소나, 축제 현장 등을 찾아 사진을 찍어 전시를 하기도 하는데 지난해에는 유성온천대축제에 참석, 행사의 생생한 모습을 담아 이후 전시를 했다.

회원들이 찍은 사진 약 60여점을 구청 내 로비에서 전시를 했는데 시민들의 호응이 좋아 1달을 전시 한 후 연장으로 15일을 더 했다고 한다.

축제에 참석하지 못한 시민들은 사진을 보며 대리만족했고, 축제에 참여했던 시민들은 당시를 회상하며 추억했다.

이밖에 유성의 어느 한 방앗간, 골목길 등을 사진에 담아 1년에 한번씩 전시를 하는 등 유성홍보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유성구청 사진동호회' 회원들이 담소를 나누며 사진을 찍고 있다.

회원들 대부분이 현재는 전시에 참여 할 정도로 실력들이 출중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사진동호회에 가입하기 전에는 그저 나의 아이가 커 가는 모습을 하나하나 담아 놓기 위해 찍는 수준이었지만 사진에 대한 열정만큼은 컸다.

동호회 살림꾼 차도화씨는 "동호회에 가입하기 전에는 아이들 사진을 찍어주고 하는 것 밖에 없었다. 1년에 앨범 1권씩 아이의 모습을 담아 남겼다"며 "그 후로 전문적으로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했고, 사진동호회 활동을 하면서 이제는 전시회도 함께 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호회에 가입을 하면 출사를 나가기 전 약 6개월에서 1년까지 사진수업을 받은 후 활동을 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동호회 회원들 대부분이 기본기가 탄탄한 편이며 일부는 직접 사진을 현상하고 인화할 정도로 사진 고수들이다.

회장을 맡고 있는 이기창씨도 암실을 집에 꾸며놓고, 직접 현상하고 인화할 정도로 사진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

특히 이 회장을 비롯해 회원 일부는 지금까지도 필름 카메라를 고수하고 있는데, 디지털로는 담을 수 없는 아날로그만이 매력이 있다고 한다.

필름카메라의 매력은 복권과 같아, 사진이 나올때까지 기다리는 설렘이 있고, 그중에서 마음에 드는 결과물이 나왔을 때는 복권에 당첨된 것처럼 기쁘다고 한다.

디지털 카메라는 찍고 바로 보고, 지우고 하루면 모든게 끝나지만 필름 카메라는 인화될때까지 어떤 모습으로 나올지 몰라 기다리는 맛이 짜릿하다는 것.

또 지금은 사라져 가는 필름 카메라로 사러져 가는 풍경 등을 담았을 때는 두고두고 그 곳이 생각 날 정도로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고 했다.

이기창 회장은 "예전에 구즉에 아파트가 들어서기전 이발관이 하나 있었는데, 이발관이 없어지기 전에 방문해 이발사와 이발관을 촬영해 놓은 것이 있다"며 "그 장소를 지날 때마다 머리에는 이발관의 모습이 그려진다"고 말했다.

찰나의 모습을 영원히 기억하게 해주는 사진, 그들이 있어 유성구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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