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경찰청 음악동호회, 점심시간 음악과 함께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직장인들의 최고의 낙은 바로 점심시간이다.

그런데 이 점심시간을 쪼개 아름다운 삶을 위한 도전을 하는 이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은 바로 충남경찰청 음악동호회 회원들로 이들은 수요일과 금요일 점심시간을 이용해 통기타를 치고 있다.

회원들은 연습이 있는 날이면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를 정도로 점심을 대충 먹고 경찰청 내에 마련된 연습실로 향하기 바쁘다.

손에는 그 어떠한 애장품 보다 소중히 여기는 통기타를 들고 노래까지 흥얼거리며 가는 모습이 참 행복해 보인다.

▲ 충남경찰청 음악동호회 회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 동호회 회원들은 대부분 학창시절 통기타를 배우고 싶었지만 형편이 안 되서 배우지 못 했던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회장을 맡고 있는 김미숙씨도 학교 다닐 당시 배우고 싶었지만 바쁜 일상생활 속에 배우지 못했고, 계속 아쉬움이 남았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날 작은 음악회에 갔는데 연주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주부이면서 자기와 비슷한 또래였다는 것이다.

그때 뇌리를 스치는 것이 '바로 저거야!'였고, 점심시간을 이용,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3개월쯤 배웠을 때 실력이 더 향상되지 않는 자신을 보며 더는 못하겠다고 생각하던 찰나 '이번 기회를 놓치면 평생 놓치게 됩니다'라는 말을 듣고 다시 시작했다고 한다.

이후 다른 기관에서 음악동호회로 활동하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함께 활동하는 것이 부러워 경찰청도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음악동호회를 결성하게 됐다고 했다.

▲ 충남경찰청 음악동호회.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이 동호회로 지난 2011년 9월2일 한명 두명씩 모이던 것이 입소문을 타고 현재는 16명이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점심시간을 연습시간으로 활용하게 된 것도 퇴근 후나 주말 등은 각자의 개인생활이 있어 어려운 점이 많다는 것을 고려, 짜투리 시간을 최대 활용하기 위해 점심시간을 선택했다는 것.

직장인의 낙인 점심시간을 아껴가며 연습하는 통기타, 생긴지 얼마 안된 동호회지만 회원들의 열정은 그 누구보다 뜨겁다.

또 점심시간을 포기했지만 그보다 더 즐거운 것을 많이 얻었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았다.

한지붕 아래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었지만 얼굴도 잘 모르던 직원을 만나게 됐고, 서로 정보도 교환하고 서로 담소를 나누면서 동료애가 샘솟았다는 것이다.

또 통기타를 치는 시간 만큼은 경찰 특성인 계급이 사라져 모두가 계급, 신분, 나이 막론하고 하나가 돼 융화가 된 것.

회원중 5명은 여자, 나머지는 모두 남자인데 기타라는 것이 남녀 가리지 않고 노력하는 자에게 보다 좋은 소리를 들려주기 때문에 남녀차별을 없앴고, 다른 악기에 비해 크게 힘이 들지 않아 연령도 철폐했다.

이에 회원 연령대가 30대 초부터 2년후 정년을 하는 사람까지 다양하다.

▲ 충남경찰청 음악동호회가 연주를 하고 있다.
한달 뒤면 60을 바라본다는 전영택씨는 "학창시절에 기타를 했다가 제대로 배우고 싶어 시작하게 됐다"며 "잘 배워서 퇴직 후에 노인복지관 등에 가서 노인들에게 가르쳐 주는 봉사를 하고 싶은데 아직은 실력이 부족하다"고 겸손해 했다.

그는 "도전을 하는데 나이는 상관없다"며 "가족들이 처음에는 뭐라 하더니 지금은 노래를 선곡해 기타를 연주해 달라고 할 정도로 좋아한다. 2년간 더 배우면 남을 가르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뿌듯해 했다.

동호회 자칭 막내인 박준하씨는 "통기타를 교회 다닐때 여학생에게 잘 보이고 싶고, 남자 선배들이 하는 것이 멋있어 보여 배웠는데 지금은 기타 자체 매력에 푹 빠졌다"며 "점심시간 틈틈히 연습한 것이 빛을 발휘해 각종 행사에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는 동호회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31일 송년 장기자랑에 우리 동호회가 모범사례로 찬조출연하는데 기대가 된다"고 전했다.

학창시절 꿈꿨던 꿈을 늦게나마 이루고자 아름다운 삶을 위한 도전을 하고 있는 충남경찰청 음악동호회 회원들.

앞으로 더욱 열심히 연습해 복지관 등에 가서 봉사음악회를 열고 싶다고 하는데 그들의 아름다운 선율이 자신들의 꿈 뿐 아니라 그들의 음악을 듣는 이들의 꿈까지 키워주길 기대해 본다.

▲ 충남경찰청 음악동호회 회원들.

저작권자 © 시티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