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방경찰청, 마라톤 동호회 '포돌이 런너스'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불금요? 우린 그런거 몰라요~ 금요일에는 일찍 자야죠, 그래야 다음날 뛸 수 있어요"

주 5일제가 활성화 되면서 직장인들에게 금요일은 요즘 '불금'으로 통한다.

불타는 금요일이란 뜻의 '불금'은 그 만큼 다음날을 생각하지 않고 금요일 밤을 즐기는 직장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말인데 이와 반대로 금요일마다 음주가무를 멀리한채 일찍 잠자리에 드는 무리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3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인 이 무리는 매주 금요일 집에 일찍 들어가는 것은 물론 직장인들의 필수 코스인 금요일 회식은 상상할 수 없다.

이들이 남들이 모두 열망하는 불금을 이같이 보내는 이유는 '마라톤'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 충남지방경찰청, 마라톤 동호회 '포돌이 런너스'회원들이 아침 운동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충남경찰청 마라톤 동호회인 '포돌이 런너스'는 매주 토요일 집을 나와 오전 6시에 모인다.

대전 인근의 계족산, 보문산, 갑천, 유등천, 대덕연구단지 등에 모여 남들이 늦잠을 자는 사이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달린다.

오전 6시에 모여 7시까지 1시간여를 운동하고 해장국 등 아침을 먹고 헤어진다는 포돌이 런너스 회원들.

토요일 아침 뛰어야 하기 때문에 전날 술을 마시는 것도 자제, 심지어 목요일부터 몸 관리를 하는 회원도 있다고 한다.

포돌이 런너스는 충남경찰 및 전직 경찰 등 현재 32명 정회원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31세 막내 여경부터 62세 퇴직 경찰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하고 있다.

이 동호회는 2006년 11월 28일, 지금은 퇴직한 전 동남경찰서 이종원 서장이 처음 만들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약 150여명이 함께 했는데 이름만 넣어 놓고 활동하지 않는 사람이 있어 정회원 체제로 변경, 현재는 정말 마라톤을 사랑하고 열심히 하는 회원들로 구성됐다.

이들이 토요일 아침 모이는 이유는 경찰 특성상 비상 근무도 있을 수 있고, 주말에도 근무를 하는 사람이 있어 일과에 지장을 덜 받는 토요일 아침 6시가 가장 운동하기 좋기 때문.

이에 1시간 운동을 하고 출근을 해야 하는 사람은 출근을 하고 개인시간을 가질 사람은 개인 시간을 가져 마라톤을 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 충남지방경찰청, 마라톤 동호회 '포돌이 런너스가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직장인이 마라톤을 했봐자 '뜀박질' 하는 정도겠지 라고 생각 하면 큰 오산.

포돌이 런너스는 창단 이후 대전 3대하천, 서구육상연합, 핑크, 대청댐, 계족산, 한산 조산문화제 모시 마라톤대회 등 지역 마라톤대회 뿐 아니라 춘천, 서울, 공주마라톤 대회 등 전국단위 마라톤 대회에 꾸준히 참가 하고 있다.

또 실력도 출중해 회원 중에는 풀코스 완주자가 7명, 철인경기 완주자 4명, 서브쓰리(풀코스 3시간 이내) 1명, 울트라 마라토너 1명(100km이상 완주), 아이언맨 1명(수영3.8, 사이클180.2, 마라톤 42.195km완주) 등 다양한 기록을 간직하고 있다.

포돌이 런너스 나상욱(58)회장도 풀코스 완주자로 7년동안 10번의 풀코스를 기록했다고 한다.

오는 10월 28일 춘천에서 열리는 마라톤에도 참가한다는 그는 마라톤을 하니 자신감도 생기고 몸도 가벼워 지면서 50대 후반이 흔하게 겪는 당뇨, 고혈압 등이 뭔지 모를 정도로 건강하다고 흐믓해 했다.

포돌이 런너스의 막내인 이주영(31)여경도 오는 10월 7일에 공주마라톤에 참가하는데 첫 하프 코스에 출전, 실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이들이 이렇게 달리는 이유는 건강을 위해서도 있지만 한명이 1km를 달릴때마다 타인이 행복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포돌이 런너스는 1km에 100원씩 각자 모금활동을 실시, 1인당 1년에 500~800km 달려 모은 모금액을 장애인 시설 등에 기부하고 있다.

나상욱 회장도 1년에 약 700km를 뛰는데 매월 1만원씩 12만원을 불우이웃을 돕는데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달리기를 통해 나의 건강 뿐 아니라 이웃의 행복까지 챙기는 뜨거운 심장을 가진 '포돌이 런너스' 회원들.

마라톤을 '신이 내린 보약'이라고 부르는 그들은 오늘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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