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공무원이 보도 자료서 언급…낮은 장애인 인식 계속 이어져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대전시가 새 브랜드슬로건 'Daejeon is U(대전이즈유)' 카카오톡 이모티콘에 '개좋아'라는 문구를 사용한 것이 지적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28일 대전시는 이달 27일 오후 2시부터 배포를 시작한 카카오톡 이모티콘 5만 4000개 가량이 1시간 만에 모두 소진됐다고 밝혔다.

보도 자료에서 대전시 이용균 홍보 담당관은 "이번에 배포한 이모티콘은 젊은 취향과 직장인을 타깃으로 '병맛'의 B급 정서를 고전적으로 담은 것이 특징"이라고 밝힌 것이 문제다.

병맛은 '병X같은 맛'의 줄임말로 어떤 대상이 맥락 없고, 형편 없으며 어이없음을 뜻하는 인터넷 신조어다.

보도 자료 전체 맥락을 이어가기 위해 병맛이라는 단어 사용을 사용했더라도 신중해야 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를 언급한 것이 현직 공무원이라면 더 그렇다는 것이다.

대전 장애인 단체 총 연합회 관계자는 "병맛이라는 단어를 어떤 의미로 사용했는지 알 수 없지만, 장애인 비하 표현이다. 공무원이 공식적인 보도 자료에서 사용할 만한 단어는 아니다. 병맛 자체가 장애인 비하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해당 단어를 사용한 공무원의 해명을 촉구했다.

시청 내부에서도 "공무원이라면 절제된 단어와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며 보도 자료에 병맛이라는 단어 사용을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다.

시 안팎의 이런 낮은 장애인 인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최근 대전 예술의 전당 김상균 관장이 대전 예당 장애인 주차 구역에 상습적인 불법 주차 지적을 받자 공식 사과한 것은 물론, 이보다 앞서 장애인 주차 구역 불법 주차로 벌금까지 받은 대전 문화 재단 박동천 전 대표 이사는 이 문제로 사퇴하기도 했다.

허태정 대전시장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해 2018년 취임 직후 무자격 장애인 등록 의혹에 장애인 등록증을 반납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병X이라는 단어는 그동안 장애인 인권 단체에서 사용하지 말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고, 2009년 국립 국어원 '장애인 차별 언어의 양태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도 '병X'이라는 단어는 그 밖의 다른 단어 가운데 장애인 차별성이 가장 높은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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