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많은 비로 곳곳 침수·정전…뒤늦게 여론 의식 현장 점검 지적

▲ 29일 대전 지역에 많은 비로 기상 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허태정 대전시 재난 안전 대책 본부장이 사전에 예고한 대로 휴가를 떠났다가 급히 이날 오후 휴가를 취소하고 침수 우려 지역 점검에 나섰다.

[ 시티저널 허송빈 기자 ] 대전 지역에 호우 주의보와 특보가 내려진 29일 대전시 공무원은 비상 근무를 하고 있는 가운데 허태정 대전시장이 공식 휴가를 떠났다가 급히 되돌아 오는 촌극을 빚었다.

이날 새벽부터 많은 비로 대전 지역 곳곳에서 침수와 정전과 함께 지역 주요 도로 가운데 하나인 하상 도로가 물에 잠겨 약 4시간 가량 차량 통행을 막기도 했다.

문제는 허 시장이 대전시 재난 안전 대책 본부장이라는데 있다.

재난 안전을 총괄해야 할 허 시장이 기상 특보 발효 중에 휴가를 떠난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재난 안전 업무를 담당 부서와 공무원이 한다고 해도 본부장이 휴가로 자리를 비운 것이 공직 사회에 곱게 비출리가 없다.

실제 시는 이날 새벽부터 많은 비가 내리면서 호우 주의보가 발효되자 비상 1단계를 발령하고 비상 근무에 돌입했다. 이후 기상 특보가 경보로 격상되면서 비상 2단계 근무를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재난 안전 대책 본부장인 허 시장의 모습을 볼 수 없었던 것은 물론이다.

사전에 예고한 휴가였다지만 시민 안전과 안위를 책임지는 허 시장은 공백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허 시장은 뒤늦게 휴가를 취소하고 현장 점검에 나서기는 했다.

시에 따르면 29일부터 3일 동안 휴가를 계획했던 허 시장은 이달 28일 밤부터 29일 오전까지 많은 양의 비가 내리자 이날 오후 휴가를 반납하고, 침수 피해가 우려되는 현장을 직접 점검했다.

오전까지 휴가 중이라던 허 시장이 오후 휴가를 반납하고 침수 피해 우려 현장을 점검했다는 것 자체가 여론을 의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허 시장의 이 같은 안전 뒷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5월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시장 후보였던 허 시장은 한화 대전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캠프 보도 자료와 자신의 SNS로 "한화와 관계 기관에 재발 방지책 마련을 촉구하고, 안전과 관련한 정책 공약을 꼼꼼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런 약속은 10개월 만인 지난 해 2월 다시 한화 대전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하면서 공약(空約)이 됐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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