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도 끊기 힘든 그것, '욕'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결심을 하곤 한다. 새해부터는 담배를 끊어야지, 새해에는 술을 끊어야지, 새해에는 살을 빼야지 등 각가지 각오들을 다짐하지만 실제로는 이를 실천하기 어렵다.

특히 올해는 담뱃값 등이 인상되면서 반 타의적으로 담배를 끊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반면에는 담배가 없으면 죽을 것 같다며 계속해서 이를 고집하는 이들도 흔치 않다.

▲ 16일부터 23일까지 소극장 마당에서 펼쳐지는 극단 마당 정기공연 '욕'.
여기 49세의 최구자씨도 끊을 수 없는 그 무엇 때문에 괴로워 한다.

그것은 바로 '욕' 이다.

한해를 마무리하고 한해를 새로 시작 하는 이때 과연 우리는 어떠했는가,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해 주는 공연이 있다.

그 공연은 바로 이년(年)을 보내면서 욕 , 내년(年)을 맞이 하면서 욕, 꼭 봐야 하는 연극 '욕' 이다

욕은 극단 마당의 2015년 정기 공연으로 16일부터 23일까지 소극장 마당에서 월요일을 제외하고 평일에는 오후 7시, 주말에는 오후 5시 펼쳐진다.

욕은 평생을 욕을 하면서 살아온 남자 49세 최구자의 이야기를 담았다.

욕을 자주 한다는 것 말고는 평범하게 살아온 구자는 어느날인가부터 욕을 하지 않으면 호흡이 힘들어지고 이내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병 '간헐절 욕설증후군'에 걸리게 된다.

결국 그는 살기 위해서 욕을 하면서 십년이 넘는 세월을 견딘다.

욕하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새로운 욕을 배우고 욕을 할 상대를 찾아서 전국을 돌아다닌다.

평생을 욕을 하면서 살아온 그에게도 욕을 하지 않은 죽는 상황은 구자에게 더 없는 고통을 준다.

관객들은 10분에 한번씩 욕을 해야 하는 '간헐적 욕설증후군'에 걸린 주인공을 보면서 우리도 벌써 이런 병에 걸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될지 모른다.

또 관객과 자연스럽게 접근하고 편안하게 서로를 진단하는 공연을 만들고자 했다고 연출가 류명현은 설명했다.

누군가는 시원함을 느끼고 누군가는 답답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는 것.

그러면서도 어떤 것을 가져가든지 이 작품에서는 전혀 결과를 요구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 16일부터 23일까지 소극장 마당에서 펼쳐지는 극단 마당 정기공연 '욕'.

이 작품은 2014년 7월부터 11일까지 4개월 시간이 걸려서 완성된 작품으로 배우이자 극단 대표인 손종화 대표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작가 이중현은 "아마 평생을 살면서 욕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고 욕을 들어본 적 없는 사람도 없다"며 "누구나 욕을 하고 산다면 누구나 욕을 먹을 수 있으니 한번 시원하게 욕을 해 보자는 취지에서 발전된 희곡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느날 갑자기 욕을 하지 않는 병에 걸려서 욕을 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의 이야기를 쉽게 공감이 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 모두가 그와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우리가 왜 욕을 하고 무엇이 우리를 욕하게 만드는 가에 대해서 이 작품을 통해 생각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작품을 쓴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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