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부터 내년 2월 8일까지 KAIST 교내 KI 빌딩

▲ 손승현의 작품, '진화론: 인간에서 휴머노이드로(Evolution Theory: Human to Humanoid)'.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자신과 닮은 또 하나의 신인류를 만들고자 하는 욕망은 과거의 역사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인간은 스스로 만든 연장물(Extension)을 통해 진화하며 결국 스스로 그들에게 길들이며 살아간다. 인간이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이 미래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를 고민해 보자"

KAIST 교내 KI빌딩에서 21일부터 2015년 2월 8일까지 열리는 '인공의 뇌, 로봇은 진화 한다' 전시회에 참가한 손승현(43) 작가의 '진화론 : 인간에서 휴머노이드로'가 담은 의미다.

KAIST 예술 및 디자인위원회(위원장 김명석)가 과학과 예술의 융합을 통한 실험적 예술 전시회를 3년째 이어가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2012년 기후 대기환경을 주제로 열린 '하늘을 보다'전과 2013년 생명의 다양성과 공생 네트워크를 주제로 열린 '생명은 아름답다'전에 이은 세 번째 기획전이다.

전시회는 ▲움직이다 ▲느끼다 ▲생각하다 ▲표현하다 ▲상상 속의 실험 등 5개의 소주제로 나눠 전시된다.

백남준, 낸시랭, KAIST 김명석 교수 등 17명의 작가가 참여해 19점의 작품을 출품해 눈길을 끌고 있다.

▲ '클라우드 페이스'(Cloud Face, 신승백 김용훈 作).

주요 작품으로는 컴퓨터 시각은 오류이지만 인간의 눈에는 얼굴 모습으로 보이는 '클라우드 페이스'(Cloud Face, 신승백 김용훈 作), KAIST 로봇 랩들의 재료와 모티브를 바탕으로 한 '통속의 뇌'(Brains in vat, 이부록․김명철 作)가 있다.

클라우드 페이스 (Cloud Face)는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에서 웃는 아이, 강아지, 때로는 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이러한 종류의 인식은 컴퓨터의 시각에도 나타난다.

'클라우드 페이스'는 얼굴 검출 알고리듬이 얼굴로 인식한 구름의 모습이다. 이는 컴퓨터 시각의 오류이지만, 인간의 눈에도 얼굴로 보이기도 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또 로봇의 일생을 다룬 '내 인생의 오월'(The May of My Life, 김명석 교수 Lab 作)은 인간과 로봇 간의 피드백을 통해 양 자 간의 새로운 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이어 '진화론: 인간에서 휴머노이드로(Evolution Theory: Human to Humanoid)'는 손승현씨 작품으로 '인간이 자신들의 연장물을 발달시킴으로써 스스로를 길들이며 살아가고 우리 몸의 감각기관의 경험은 인간을 닮은 로봇을 통해 전이된다. 이제 휴머노이드는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까?'라는 주제를 작품에 담았다.

비디오 아트 창시자 백남준의 작품도 이번 전시에서 만나 볼 수 있다.

▲ 비디오 아트 창시자 백남준 작품, '미니 쿠베르텡 Mini Coubertin'.

작품은 '미니 쿠베르텡 Mini Coubertin'으로 네온 조명과 모니터를 이용한 다양한 색체와 움직이는 영상을 통해 조형성 표현을 했다.

백남준은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인 쿠베르탱(Pierre de Coubertin, 1863-1937)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쿠베르탱을 소재로 옥외· 옥내 작품을 제작했다.

쿠베르탱은 인격, 지성, 체력의 삼위 일체를 나타내는 고대 그리스 정신과 19세기 영국 럭비학교의 스포츠맨 십, 엄격한 훈련을 결합해 올림픽 운동의 기본이념을 만들어 냈으며, 올림픽정신이 승패보다는 정정당당하게 경기에 임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데에 있다고 생각했다.

백남준은 여러 개의 모니터를 배열해 쿠베르탱의 인물 형상을 만들고 네온 등의 재료를 이용해 올림픽의 상징인 오륜을 나타내었는데, 이렇듯 순수하고 평화로운 올림픽의 정신은 백남준의 예술정신과도 통한다고 볼 수 있다.

쿠베르탱은 스포츠를 통해 지구를 하나로 만들려 했고, 백남준은 예술을 매체로 전 세계를 하나로 담으려 했기 때문이다.

또한 쿠베르탱은 스포츠 예술이라는 종목을 주창하기도 했는데, 이것은 스포츠에서 소재를 택한 문학·회화·건축·음악·조각·사진 등을 모아 그 가치의 우열을 겨루던 올림픽 종목이었고 이것은 1950년부터는 경기에서 벗어나 전람회의 성격으로 계속됐다.

이처럼 백남준은 순수한 정신에서 비롯된 건강한 육체의 이념을 주창한 쿠베르탱을 주제로 작품을 제작함으로써 스포츠와 예술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순수하고 열정적인 인간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김명석 KAIST 예술 및 디자인위원장은 "문화예술의 다양한 콘텐츠는 학생들에게 풍부한 상상력을 제공할 것이다"며 "이번 전시회가 과학적 아이디어와 함께 예술적 감각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시회 개막식은 21일 오후 2시 KI 빌딩 로비에서 출품작가, 내부구성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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