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이 변해도 우린 안 변한다 12년의 '사랑'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그 속담을 무색하게 만드는 동호회가 있다.

12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결같이 도전하고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동호회, 바로 대전 중구가족산악회 회원들이다.

중구가족산악회는 지난 2001년 11월 '중구청 직원은 한가족'이라는 의미에서 '가족'이란 단어를 넣어 이름을 정했다.

회원들은 동호회 이름처럼 내 가족처럼 생각하며 인생에 있어 또 다른 도전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을 함께 하고 있다.

▲ 12년 동안 가족처럼 함께 등산을 한 대전 중구가족산악회 회원들.

첫 산행의 시작은 그저 산과 사람이 좋아서였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산행은 인내와 노력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흠뻑 젖은 옷처럼 스스로를 대견스럽게 했고 한번씩 찾아오는 위기의 순간들 때 서로의 마음을 다잡고 화이팅을 외치며 서로를 격려했다.

그 힘은 나무와 나무들이 모여 웅장한 산이 되듯 한사람 한사람의 힘이 모여 중구가족산악회의 결속력으로 작용, 어느덧 118회차 산행을 마쳤다.

회원들은 배낭을 메고 산을 걸을 때는 힘들지만 그 시간을 견디며 버텨내다 보면 모든 순간의 고통은 잊혀지고 고스란히 추억으로 남는다고 한다.

이는 마치 한 사람의 인생의 축소판으로 우리의 삶도 이와 같아 산행에서 인생을 배운다는 것.

▲ 12년 동안 가족처럼 함께 등산을 한 대전 중구가족산악회 회원들.

서로 함께한 세월 그 시간처럼 회원들은 동료와 선후배 사이를 떠나 가족처럼 동고동락하며 산행을 통해 인생을 함께 했고 그 따스한 가족애는 봄날에 피어나는 아지랑이처럼 아련히 살아난다고 한다.

더 높고 새로운 곳을 향해 올라가는 기분은 직접 산행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자연이 그려낸 풍경은 사람이 범접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담은 수채화로 어느 때에 어느 곳을 보더라도 항상 변함없는 자연 앞에 너무나 가볍고 사치스러운 내 모습을 반성하고 깨닫는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았다.

또 산이 간직하고 있는 전설이나 그 지역의 아픈 역사는 마치 지난 세월 우리가 그곳에 있었던 것처럼 흑백사진처럼 기억에 남아 바람이 불어오면 그 아픔이 전해져 마음이 숙연해 지기도 한다는 것.

김기삼 중구가족산악회장은 "경기도 포천 명성산을 갔었는데 주능선 동쪽 수십만평이 억새 군락지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지만 여기도 원래는 나무가 많았던 곳이다"며 "6.25때 남북 간 격전을 치르면서 나무들이 사라진 것으로 안다. 역사를 알고 산을 바라보면 산의 또 다른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설악산의 경우 인생의 사주팔자를 알고 싶다면 꼭 권하고 싶은 곳으로 인생의 희로애락과 생사고락 그리고 명멸의 정점에서 내 마음과 내 육신에게 자연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어 꼭 권하고 싶은 산이라고 전했다.

▲ 12년 동안 가족처럼 함께 등산을 한 대전 중구가족산악회 회원들.

중구가족산악회가 다른 동호회와 다르게 더 특별한 것은 산행뿐 아니라 다른 활동도 함께 병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회원들은 산행을 하면서 기본적으로 산불 예방 활동을 실시, 자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지난 서해안 기름유출사고 당시에도 자원봉사자로 나서 활동을 했었다고 한다.

산을 타며 인생을 배우고 주민 봉사를 위한 협력행정까지 실시하고 있는 중구가족산악회 회원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어느 산에서 또 등산화를 찔끈 동여 메고 동고동락 하고 있을 그들의 화이팅 소리가 이곳까지 들려오는 듯하다.

김기삼 중구가족산악회장은 "힘들게 산에 오르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넋두리를 하면서도 산에 오르는 이유는 산행의 힘들었던 기억은 가볍게 남고, 즐거웠던 기억은 무겁게 자리를 잡기 때문일 것이다"며 "회원들 모두 산을 닮아 건강한 몸과 맑은 정신으로 진정한 산악인이 어떤 것인지를 차츰 배우고 있다. 선배들이 갈고 닦아 놓은 길을 무사히 다녀온 것처럼 동료, 후배들도 함께 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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