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구청 최초 축구동호회, 27년 전통 간직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옛날에 축구장이 어디 있었겠어요? 그 당시에는 잔디구장이 흔치 않아서 맨땅에서 공을 찼습니다"

"넘어지고 흙투성이가 되고 무릎팍이 까져도 축구공 하나만 있으면 행복한게 바로 우리 동호회입니다"

FC바로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Utd 등이 세계 축구 명문클럽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뛰어난 실력도 한몫 하지만 오랜 전통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에도 이런 명문클럽처럼 오랜 시간 동안 축구사랑으로 팀을 운영해 오고 있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끈다.

그들은 바로 대전 중구청 축구클럽으로 지난 1987년에 창단, 현재까지 약 27년의 역사를 간직한 전통있는 명문클럽이다.

▲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중구청 축구클럽' 회원들이 몸을 풀고 있다.

중구청 축구클럽은 대전지역에 있는 구청중에서 가장 먼저 축구 동호회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회원은 약 30여명으로 오래된 역사만큼 오랜 기간 축구를 하는 회원들이 많다.

회장을 맡고 있는 허세광 씨도 1995년에 축구클럽에 들어왔는데, 당시에는 40대였던 나이가 이제는 50대로 18여년을 이 동호회와 함께 했다.

오랜 시간 함께 한 만큼 정도 많이 들었는데 한가지 아쉬운 점은 회원들의 연령대가 높아진 것.

그래도 지난해에 류경환 회원을 비롯한 5명의 신규회원이 새로 가입해 젊은 활력을 불어넣어 새로운 성장엔진이 가동됐다고 한다.

▲ '중구청 축구클럽'회원들이 새 유니폼을 입고 사진을 찍고 있다.

새로 들어온 회원들은 잔디구장에서 축구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할지 모르지만 처음 동호회가 생겼을 때는 환경이 열악했다고 한다.

잔디구장이 없어 공을 차고 달리면 흙먼지가 일어나는 운동장에서 축구를 해야 했다.

그러다 최근에는 국민체육기금으로 조성된 인조잔디구장이 각 학교운동장마다 깔렸고, 올해는 중앙고등학교 전용 구장에서 주 5일수업에 맞춰 축구를 할 계획이다.

이들이 이같이 열악했던 환경속에서도 오랜 기간 축구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축구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중구청 축구클럽 노태화 총무는 "축구를 잘하기 위해 담배도 끊고 술까지 줄였다"며 "처음 축구를 할 때 인터넷을 통해 초등학교 축구팀이 연습하는 것을 보고 혼자 운동장 구석에서 매일 공을 차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끔은 직장과 가족을 잠시 잊고 무언가에 빠지는 것도 건강에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축구를 하게됐다"며 "축구에 집중하고 몰두하다보면 나 자신을 더 돌아보게 되고 그게 나의 자산이 돼서 분발하고 자극하게 도와 준다"고 전했다.

▲ '중구청 축구클럽'이 서울에서 서초구청 교류전을 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이에 단순한 취미활동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자신을 개발하고, 나아가 중구청을 홍보하는 홍보역할까지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공공기관 축구클럽의 축제라 할 수 있는 '대전시 공공기관 축구대회'에는 매년 출전, 대전 중구청을 알리고 있다.

이 대회는 매년 5월에 공축식을 시작으로 진행되는데 대전지역 공공기관 32개 팀이 조별리그와 토너먼트를 거쳐 우승팀을 가린다.

대전지역에서는 관세청을 비롯해 철도공사, 통계청, 대전시청, 각 5개 구청 등 총 32개 팀이 대전지역 공공기관 축구연합회로 활동중으로 경기가 있을 때는 프로축구만큼 그 열기가 뜨겁다고 한다.

현재까지 이 대회에서 대전 중구청 축구클럽의 최고 성적은 4강 진출이지만 회원들의 화합과 참여도는 우승팀 수준이다.

올해도 이 대회 우승을 위해 조근성 감독과 김용복 코치의 지도하에서 매주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는 중구청 축구클럽 회원들.

허세광 회장은 "중구청장배 풋살대회를 비롯해 각종 클럽 축구대회에도 참여하고 있고, 다른 지역의 축구클럽과도 교류대회를 하고 있다"며 "올해에도 각종 대회에 나가서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하고 공공기관 축구대회에서 꼭 한번 우승을 해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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