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은 인생의 축소판, 치매를 예방하는 두뇌 스포츠

▲ 부사동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제5회 대전광역시장배 바둑대회장에서 시청 대표(좌로부터 이장열, 박종권, 김진구 회원)로 출전한 선수들이 열띤 대국에 임하고 있다.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바둑은 우리가 살아가는 인간세상 같아요. 항상 새로운 변수가 나타나고, 미래를 예측해 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알 수 없는게 바둑이거든요, 우리들 인생처럼요"

40~50대로 보이는 남성들이 검은돌 하나, 흰돌 하나를 정성스럽고 조심스럽게 바둑판 위에 올려놓고 있다.

밖같 세상은 온갖 사건사고와 스트레스로 시끄럽고 머리가 아프지만 바둑판 안에서의 세상은 고요하고 평화롭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는 보이지 않는 전투가 치열하게 치러지고 있는 중이다.

이 전투를 통해 전략을 짜고 집중력을 기르는 훈련을 하는 이들은 바로 대전시청 바둑동호회 회원들.

이들은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시청 인근 한국기원 대전지원에서 약 15~20여명이 모여 기력연마에 힘쓰고 있다.

대전시청 바둑동호회는 약 50여명으로 구성, 지난 2000년 4월 7일에 창립해 현재까지 약 12년의 전통을 이어 가고 있다.

이들이 이렇게 오랜 세월 바둑을 함께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서로에 대한 애정도 있지만 바둑이 집중력과 문제해결 능력, 창의성, 심신수양 등에 효과가 있어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취미활동이기 때문.
 

▲ 한국지원 대전지원에서 제9회 대전지역 정부유관기관 동호인 바둑대회에 참가하여 기력(棋力)을 뽐내고 있다.

회원들에 따르면 바둑은 일단 배우고 나면 마르지 않는 샘처럼 평생 우리의 삶에 활력소가 되는 놀이이며 오락이고, 치매를 예방한는 두뇌 스포츠, 예술이다.

가로 세로 19줄로 돼 361개의 눈이 있는 바둑판, 이는 인생의 축소판으로 반상에는 유년의 수줍은 꿈을 펼쳐보는 초반 포석이 있고, 이후 장년의 야망을 이루기 위한 중반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어 노년의 성취를 헤아리는 종반 끝내기가 꼼꼼하게 진행되면 마치 한 인생을 산 것처럼 바둑판에도 삶이 그려진다고 한다.

이와 함께 예도의 정신과 욕망 가득한 승부 사이에서 오고가는 바둑돌을 보면 삶을 살아가는데 깨닭음도 얻고 마음의 평화도 얻게 해 주는 것이 바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바둑이 예로 시작해 예로 끝나는 경기이기 때문에 올바른 인선과 바른 자세가 몸에 베어 시민들을 대할 때도 도움이 된다는 것.

또 상대의 흐름에 따라 10수 이상씩 머리속으로 미리 경기를 그려보는 활동을 하기 때문에 업무를 할 때도 미래를 예측해 그에 대한 대책 등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한다.

이에 두뇌활동이 좋아져 치매예방은 물론, 힘든 일상생활에서 굳어진 두뇌를 원활하게 풀어주는데 효과가 있다는 것.

▲ 대둔산 냉천계곡 하계수련회 자체 바둑대회에서 바둑삼매경에 빠져 있다.

회원들은 또 정기모임과 더불어 여름에는 하계수련회, 가을에는 등산과 함께 하는 바둑대회 등을 실시, 회원들간의 화합을 도모하고 다른 직장동호회와도 친선교류해 대전시청을 널리 홍보하고 있다.

이 동호회 총무를 담당하고 있는 주영일씨는 "한번씩 답답한 도심을 떠나 수련원이나, 인근 산 등으로 떠나는데 바둑판만 있으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을 정도로 좋다"며 "총무로써는 고달푸지만 야외에서 하는 경기도 그 맛이 일품이다"고 말했다.

신성호 회원은 "바둑과 사진이 좋아 동호회 2곳을 들어 활동중인데, 덕분에 바둑동호회에서는 사진까지 담당하고 있다"며 "좋아하는 일을 모두 할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성철 회장은 "이 동호회가 지난 2008년에 잠시 중단돼 없어졌었지만 바둑을 잊지 못하는 회원들이 다시 의기투합해 2010년에 부활을 시켰다"며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모임을 만들고자 야외 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즐겁게 동호회 활동을 하다 보니 실력은 덤으로 따라와 회원들 실력이 프로 선수 못지 않다.

▲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제5회 바둑대회에서 대전시청 팀이 단체전 부문 3위에 입상하여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회원중 홍상표 씨는 인터넷 타이젬 바둑 7단, 김승태, 김진구씨는 인터넷 타이젬 바둑 5단이며, 총무인 주영일씨는 한국기원 공인 아마추어 5단 실력을 갖고 있는 등 실력들이 출중하다.

이에 지난 10월 21일에는 대전시장배 바둑대회에 나가 단체전 3위를 했고, 3월에는 대전지역 정부유관기관 동호회 바둑대회에서 개인전 4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도 각종 대회에 나가 상을 거머쥐고 있는 대전시청 바둑동호회 회원들.

그들에게 있어 바둑은 인생의 교훈을 주는 정신수양이자 인생의 지침이 될 만한 교훈들을 가르쳐 주는 '인생 속의 이정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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