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통 동호회로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

▲ '대전시교육청 축구동호인회' 회원들.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나이가 많다고, 오래 묵었다고 얕보지 마십시요, 세월이 지날 수록 진한 실력을 보여 주는 팀이 바로 우리입니다"

오래됐지만 건강에 좋고, 어떠한 음식과도 궁합이 잘 맞는 묵은지처럼 깊은 실력을 내는 축구동호회가 있다.

이 동호회 회원들은 평소에는 정장을 입고 근무를 하지만 축구화를 신기만 하면 일명 '메시', '호날도', '기성용' 등으로 변하는 축구돌이다.

축구사랑에 푹 빠져 있는 이들은 바로 대전시교육청 축구동호인회로 지난 1997년 7월 창단된 15년 전통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역사가 깊은 동호회다.

처음 창단 당시에는 일반직 행적직 공무원들로만 구성됐었는데 현재는 시교육청, 동서부교육청, 문화원, 각 학교 등 약 70여명이 함께 활동중이다.

역사가 깊은 만큼 교육청 동호회 중에서도 가장 많은 직원들이 함께 활동, 30대 후반부터 50대 중반까지 주축을 이뤄 축구를 하고 있다.
 

▲ '대전시교육청 축구동호인회' 회원들이 시합을 하고 나오고 있다.

평소에는 정장차림에 민원인이나 아이들 앞에 서는 이들이 축구돌로 변하는 시간은 바로 매주 수요일밤과 토요일 오전.

회원들은 근무 후 유성생명과학고와 충남기계공업고에 조성돼 있는 인조잔디구장을 찾아 축구공 하나로 하나가 된다.

주요 선수로는 대전내동중학교 교장 이재현, 시교육청 총무과장 김용선, 대전학생교육문화원 고호준, 김명회, 노은고등학교 최영호, 서부교육지원청 노희창, 느리울중학교 나태규, 탄방중 신동관 등이다.

이중 노은고 최영호 선수는 '메시', 누리울중 나태규 선수는 '호날도', 서부교육지원청 노희창 선수는 '기성용'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별명에 걸맞게 실력들도 출중하다.
 

▲ '대전시교육청 축구동호인회' 선수들이 공공기관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 동호회는 최근 2012교육과학기술부장관기 시도교육청 축구대회에 참석, 3위에 입상했고, 이에 앞서 2010년 제 15회 대전시장기공공기관축구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또 2009년 YMCA 주최 직장인 축구대회에서는 우승을, 2008년 교육부장관기 시도교육청 축구대회에서는 3위에 입상하는 등 대회에 나갔다 하면 상을 휩쓴다.

이들이 이같이 훌륭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축구를 좋아하고 오랜 세월 함께 땀을 흘리며 운동을 했기 때문.

회장을 맡고 있는 이재현 내동중 교장은 "현재 활동하고 있는 선수중 약 15명 정도가 창단때부터 함께 뛰던 사람들이다"며 "오랜동안 함께 하다 보니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싸인도 착착 잘 맞아 우승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교장이 축구를 한다고 하면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이들과도 함께 축구를 하는 등 축구를 통해 하나가 되고 젊음을 유지하고 있다"며 "회원들 대부분이 나이에 비해 젊고, 인생을 재미있게, 삶의 행복과 건강을 실천하는 모임이 바로 우리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 '대전시교육청 축구동호인회'가 시합 중 작전을 짜고 있다.

이 동호회의 또다른 특징은 바로 축구를 통해 대전교육을 홍보한다는 점이다.

워낙 실력이 좋다보니 다른 동호회 등에서 친선경기 등을 요청, 다른 축구팀과 경기를 하면서 학부모인 시민들에게 대전교육을 홍보하는 '지역 전도사'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시장기대회 등을 할때에는 각 학교의 학생들이 직접 경기장을 찾아 선생님을 응원하면서 사제간의 정을 돈독히 하고, 교과부장관기 대회때에는 가족 등을 초청, 그간에 함께 하지 못한 가족사랑도 확인한다.
 

▲ 멋진 헤딩슛을 날리는 '대전시교육청 축구동호인회'.

대전시교육청 축구동호인회 노희창 총무는 "축구를 정말 좋아해 K리그 등이 할 때는 회원들과 가족들과 함께 축구장을 찾아 관람, 현재는 여자회원도 활동중이다"며 "창단때부터 축구를 꾸준히 하고 있는데 남들 다 걸리는 감기 한번 걸린 적이 없을 정도로 건강한 신체를 갖고, 직장내 인간관계도 동호회를 통해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축구사랑, 열정, 행복한 직장의 목적의식, 회원들의 화목이 축구공처럼 둥글게 똘똘 뭉치다 보니 회원 개인의 실력 뿐 아니라 직장내 인간관계, 업무효율, 교육홍보 등에 도움을 받고 있다는 대전시교육청 축구동호인회 회원들.

각종 양념을 더했지만 오래 못 먹는 겉절이가 아닌 양념이 강하진 않지만 오래 될 수록 깊은 맛을 내는 농익은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 그들은 바로 대전시교육청 축구동호인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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