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청 수화동호회 '아름다운 동행' 결성

▲ 대전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이 수화동호회 '아름다운 동행' 결성, 지난 31일 첫 시간을 갖고 수화 연습을 하고 있다.

[ 시티저널 신유진 기자 ] "외국인이 영어로 말하는 것은 알아들으면서도 같은 한국사람인 청각장애인이 수화로 말하는 건 못 알아 들었었습니다. 이제는 그분들이 손으로 말하는 소리를 알아 듣고자 노력하겠습니다"

10월 마지막 밤이던 지난 31일 오후 6시, 대전지방경찰청 9층 강의실에선 30여명의 경찰관들이 수화 강사의 손 동작에 맞쳐 열심히 'ㄱ,ㄴ,ㄷ,ㄹ'을 배우고 있다.

강의실에 모인 경찰관들은 이날 처음 결성된 대전경찰청 수화동호회 '아름다운 동행'의 회원들로 아이들이 말과 글을 처음 배울 때처럼 빛나는 눈으로 강사를 따라했다.

아름다운 동행은 김학배 대전경찰청장을 비롯, 여성청소년계, 1319팀, 정보과, 수사과, 경비교통과 직원 등 총 38명의 회원으로 구성, 최근 영화 '도가니'로 소외됐던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실천하고자 수화 동아리를 결성했다.

수화 동아리 첫번째 활동은 바로 '수화'를 배우는 것.

이에 전문 강사가 수업을 맡아 1주일에 2번 2시간씩 20시간 동안 수화교실을 운영키로 했다.

첫 수업시간이었던 이날 각 회원들은 수화에 대한 궁금증이 폭발, 질문이 쏟아졌다.

특히 동호회 일원인 김학배 청장은 수화에 대한 관심을 보이며 수화로 '사투리'는 어떻게 표현하는지, 강사님은 언제부터 수화를 했는지 질문하는 등 학생과 같은 열성을 보였다.

이어진 본격적인 수화 수업을 통해 회원들은 처음 글과 말을 배우는 자세로 'ㄱ, ㄴ, ㄷ, ㄹ, ㅏ, ㅓ, ㅗ' 등 자음과 모음을 수화로 표현하는 법을 익혔다.

또 경찰의 특성을 고려, 강사가 경찰 실무 업무에서 쓰이는 단어를 따로 적어, 실무에서도 수화를 사용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수화교실 '반장'을 맡게 된 여성청소년계 김효수 계장은 "영화 도가니를 봤는데 경찰관이 장애인이 무슨 위협에 처해 있는지 알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어떤 상황인지 알아 봤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장애인을 접할 수 있는 부서인 만큼 최소한 장애인이 어떠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 알아야 겠다는 생각에 동호회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조서 등을 작성할때는 전문 통역사가 있지만 먼저 담당 경찰관이 장애인이 현재 어떠한 상황이고 기분이 어떠한지 미리 알고 배려해 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수화를 열심히 배워 다른 기관의 동호회와 연계도 하고 장애시설을 직접 찾아 봉사를 하고 싶다는 동호회 회원들.

딱딱한 경찰의 이미지를 벗고 먼저 다가가는 그들의 아름다운 손짓이 앞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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