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산 센트럴파크 조성 등 재정건전성 확보위한 포기 요구 고개

[ 시티저널 성희제 기자 ] 대전시가 장기화된 경기 침체 국면에 대비한 경제 정책을 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수출 감소, 주가 및 원화 가치 하락, 경제성장률 바닥 등 각종 지표가 예고하고 있는 경제적 ‘겨울’을 대비해 재정건전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경제전문가의 이 같은 주장은 현실성에도 불구하고, 허태정 대전시장의 공약이행과 배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용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 출신의 남충희 박사는 “대전경제 역시 모진 겨울을 피할 수는 없다”며 재정건전성 유지의 필요성을 제기한 뒤, “시장의 공약 사업이라도 시행을 재고해야 할 때”라고 했다.

남 박사는 시행을 재고해야 할 사업들로 둔산 센트럴 파크 조성,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립, 보문산 관광단지, 서남부 종합스포츠타운 등 대형 개발사업과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을 꼽았다.

남 박사가 대전시의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무분별한 개발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선 이유는 극명하다.

각종 경제지표를 통해 나타나는 경기침체 가능성으로 인해 대전시가 재정건정성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나타날 부작용을 우려한 것이다.

실제 국내 수출은 8개월째 감소 추세이고, 작년부터 주가와 원화가치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기관은 국내 경제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남 박사는 “엄청난 재정투자가 예상되는 사업들을 다시 따져 봐야 한다”며 “이 사업들이 경제난을 극복할 정도로 대전의 생산과 고용을 촉발하는, 지역경제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가를 우선 입증해야 한다”고 허태정 대전시장 공약 사업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주문했다.

남 박사는 대전시의 무분별한 지방채 발행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세입 여건 악화와 국가보조금 감소를 감안할 때 지방채 발행은 장기적으로 지역발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

그는 “대전시가 기존 발행한 지방채는 약 6000억 원이고, 행안부에 승인을 받아 놓은 지방채 4500억원을 합하면 전체 지방채는 1조원이 넘게 된다”고 실상을 전했다.

그러면서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부지 일곱 개 중 하나인 월평공원 갈마지구 사유지 매입에만 900억원이 소요된다”며 “전체는 얼마나 될지 가늠도 어렵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남 박사는 “허 시장의 93개 공약 중 100억원 이상 소요되는 것이 40개, 1000억원 이상이 10개가 된다. 총 사업비가 3조 5982억원으로 임기 중 2조 5900억원이 소요된다”며 “기업 투자를 유치하기가 힘들어지는 추운 겨울에 이 돈을 어찌 다 마련하려 는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 같은 남 박사의 허 시장을 향햔 ‘경제 조언’은 김재혁 정무부시장의 입장 피력으로 수용 가능성을 전면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부시장은 지난 19일 취임 직후 “남충희 (바른미래당 전 대전시당 위원장)박사를 만나 (경제 분야에 대한) 아이디어나 경험을 듣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바른미래당 대전시당은 22일 “김 부시장의 요청을 대승적 차원에서 환영한다”며 “단순히 의례적, 정치적 만남으로 그쳐서는 안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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